한 1년간 누리 병치레로 고생을 하면서 힘들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했다. 딸을 위한 결정이었는데 누리한테 신경 쓰느라 오히려 애들한테 소홀해지기도 했고 혼내는 일도 생겼다. 누리가 많이 아플 때마다 답답하고 불쌍하고 맘 아파서 흘린 눈물이 바가지다. 어느 날 의사가 그랬다. 누리가 아픈 아이라는 걸 그만 인정하라고. 그때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아 나는 누리가 아픈 게 싫어서 아프다는 걸 인정하지 않았었구나. 건강한 아이이길 바라는 건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바람만으로 아픈 애가 건강해지지는 않는다. 독한 약을 계속 먹이는 게 힘들고 죄책감 든다고 안 먹일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나는 필요 없는 감정소비로 나도 누리도 더 힘들게 하고 있는 거였다. 약으로 조절돼 보통의 일상이 가능하다면 애가 밥을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