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강아지 2

캐나다 의료 for 사람, 강아지

오늘 누리 라임백신을 맞으러 동물병원에 다녀왔다. 병원에만 가면 쫄아서 꼬리를 다리 사이로 바싹 내리고 눈치를 본다. 자주 가서 익숙한 곳인데도 주사를 맞고 붙잡고 약을 먹이고 촬영을 하고 엄마와 떨어져 철창에 갇혀있었던(입원) 기억들이 트라우마로 남은 것 같다. 라임은 보렐리아라는 균을 보유한 진드기에 물려서 발병하는 병인데 사람에게도 감염이 된다고 한다. 증상은 고열, 통증, 염증, 관절손상, 신장, 심장 등 장기와 신경계 손상까지 올 수 있다고 한다. 누리는 거의 매일 숲 속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산책을 하고 흥분할 땐 흙도 먹고 썩은 나무들도 줏어먹으니 무서워서 예방접종을 꼭 해주고 있다. 한편에선 항체가 한번 생기고 나면 매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몸속에 항체가 충분히 있는데도 항체검사 없이 해..

밴쿠버 이야기 2022.11.17

우리 강아지 누리를 처음 만난 날

나는 강아지를 처음 키워본다. 누리를 품에 안기 전 내가 기억하는 한 강아지를 만져본 적 조차 없다. 언젠가 지인댁의 강아지가 내 손을 핥은 적이 있는데 얼굴에까지 알러지가 올라와 한 일주일 고생한 적이 있다. 내 인생에 강아지는 없다고 생각했다. 의사소통도 안되고 보호자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는 존재,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존중할 수 없는 생명체와 나처럼 마음이 약하고 감정이입이 심각하게 잘되는 사람은 절대 행복하게 같이 살 수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 따끈한 체온과 뱀처럼 움직이는 꼬리. 동물을 싫어하는 나로선 상상만으로도 너무 소름 끼치고 징그러웠다. 지금은 스무 살 된 아들이 아기였을 때부터 6년 터울 딸이 생긴 이후엔 둘이 같이 줄기차게 졸랐지만 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딸의 사춘기 앞에 승복..

누리 이야기 2022.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