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이야기 31

비 오는 일요일 운동 일지

밴쿠버에는 계절성 우울증을 앓는 이들이 많다. 겨울 내내 비가 오고 날씨가 우중충하니 내 경우에도 처음 1, 2년은 괜찮았는데 언젠가부터 여름 지나고 9월쯤 되면 벌써 겨울을 어떻게 나나 걱정하곤 했었다. 어디선가 걱정이란 그 일이 일어나길 기도하는 것과 같다는 글귀를 읽었다. 성경에도 걱정이 네 키를 조금도 자라게 해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사실 걱정만큼 쓸데없는 것도 없지만 연약한 인간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나마 우중충한 계절을 잘 보내는 비결이 운동이다. 땀 흘려 운동하고 맛있는 것 먹고 개운하게 씻고 나면 하루를 잘 보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난주부터 짐에 가서 운동을 시작했다. 홈트레이닝을 오랫동안 하다가 짐에 가서 운동을 하니 강도가 엄청났다. 원래 유산소성 기구 타는 것을..

잡다한 이야기 2023.02.13

오랜만에 헬스클럽 운동 일지

홈트레이닝이 익숙해지고 나니 나갈 필요도 없고 운동복 챙겨 입을 필요도 없어서 너무 편했다. 하지만 집에서는 프리웨이트만 할 수 있으니 기구 운동을 못 하는 게 아쉬웠고 덤벨을 계속 살 수 없으니 무게를 로드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 낫지, 세트를 늘리고 쉬는 시간을 줄이지 하며 버티다가 더 이상은 안 되겠어서 오늘 레크레이션센터 1달 멤버쉽을 사고 정말 오랜만에 짐에서 운동했다. 역시 운동 강도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동안 운동한답시고 정말 편하게 지냈다. 한 달 빡세게 해 보자. 총 운동 시간 1시간 22분. 총 소모 칼로리 592kcal. 최대심박수 178 bpm. 평균 심박수 131 bpm. -준비운동 일렙티컬머신 5분 -하체운동 ▪︎레그프레스 100-160 lbs 20..

잡다한 이야기 2023.02.09

안과 정기검진 후 떠오르는 생각들

1년에 한 번씩 하는 안과 검진에 다녀왔다. 원래는 비전 검사를 하고 2주 후에 닥터와 만나는 방식이었는데 웬일인지 이번엔 6개월 만에 비전 검사를 하고 6개월 후에 닥터를 만나게 된다. 오늘은 눈 영상 촬영과 안압 검사를 했다. 안압은 정상이고 촬영한 영상도 자기가 볼 땐 문제없는데 2주간 별다른 연락을 못 받으면 아무 문제없는 걸로 생각하고 6개월 후에 의사를 만나면 된단다. 여기는 모든 게 이렇게 느리다. 한국과 같이 당일 한 곳에서 모든 게 해결되는 방식은 기대할 수가 없다. 아는 분 중에 눈다래끼가 자주 나는 분이 있는데 한국에서는 마이노신이라는 약을 먹으면 금세 낫고 심한 경우에도 바로 째고 처치해 줬는데 여기 병원 갔더니 아무 약도 안 주고 찜질만 하라 그랬다고 처음엔 불만이었단다. 그런데 ..

잡다한 이야기 2023.02.08

손저림 손목터널증후군 Carpal Tunnel Syndrome

요즘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증상은 손 저림이다. 누워있거나 어떨 때는 등을 붙이고 앉아 있을 때도 손이 저려서 밤에 잠잘 때가 가장 힘들다. 처음 손 저림 증상이 나타난 것은 둘째 아이 임신 말기였다. 배가 커지면서 신경이 눌린 임신성 손목 터널 증후군이라고 했다. 누워있을 때 증상이 가장 심해서 손을 털면서 밤새 거실을 걸어 다니다가 아침이 되곤 했다. 이 증상은 출산하자마자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다시 증상이 나타난 건 몇 년 후 캐나다에 와서 식당 일을 하면서였다. 손을 많이 써서 다시 손목 터널 증후군이 도진 것이다. 영주권 받기 전이라 일을 그만둘 수가 없어서 진통제로 버텨가며 방법을 찾다가 태극권이 좋다고 해서 독학으로 태극권을 익혀 불편할 때마다 수시로 했는데 도움이 많이 됐었다. 일을 그만..

잡다한 이야기 2023.02.07

누리 데리고 세계일주 가능할까

딸내미가 지난번 스키장 갔을 때 비 맞고 보드를 타고 와서는 이번에는 겨울이 스킵된 것 같다고 불평이더니 며칠 춥다가 밤새 또 눈이 내렸다. 한동안 겨울답지 않게 포근하긴 했었다. 하지만 지난번 그 눈폭탄을 잊다니. 사실 나는 눈도 비도 지긋지긋해서 이제 그만 봄이 왔으면 좋겠다. 다행히 내일부터 기온이 좀 올라갈 예정이다. 다행히 눈이 더 쌓이진 않겠다. 내일부터는 2월이고, 2월은 좀 짧으니, 이렇게 어영부영 시간은 후딱 흐를 테고, 봄은 오고야 말겠지. 이렇게 1월이 가버린 것처럼 생각지도 못한 사이에 어느덧 봄도 가버리겠지. 엊그제 딸과 꿈에 대해 잠깐 이야기했다. 보통 한국 아이들이 수학을 잘하는데 딸은 수학을 어려워한다. 중학교까지는 흥미가 없어도 그럭저럭 수업은 따라갔는데 9학년부터는 수업 ..

잡다한 이야기 2023.02.01

낮잠 예찬

벌써 2023년의 1월이 거의 지나갔다. 오랜만에 해가 반짝 뜨고 시야가 탁 트인 주말이다. 곧 봄이라도 오려는 걸까? 성급한 헐벗은 나뭇가지에도 기특한 새싹들이 많이 올라왔다. 이맘때쯤부터 참기 힘든 게 점심식사 후 노곤해지는 식곤증이다. 손이 아파 밤에 통잠을 못 자게 된 이후부터 낮 2시 정도에 어김없이 졸음이 미치도록 몰려든다. 운전을 하다가도 TV를 보다가도 하다못해 누구와 대화 도중에도, 엄청난 집중력이 요구되지 않는 일을 하는 경우에는 순간 정신이 나갈 듯 멍해지며 졸음을 참을 수 없어진다. 밤잠의 질이 더 떨어질까 봐 웬만하면 세수나 양치를 하거나 몸을 움직여서 잠을 쫓지만 가끔은 10분, 20분 정도 깜빡 조는 때도 있다. 서너 시간 이상 실컷 잔 적도 있는데 몸이 지하로 꺼져 내려가는 ..

잡다한 이야기 2023.01.30

Nature과 Nurture

지난주에 알쓸인잡이라는 프로그램에서 James Fallon 제임스 팰런이라는 뇌신경과학자가 소개됐다. 현재 미국 UC어바인 의대 교수로 사이코패스를 연구하는 사이코패스 과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연쇄살인마들의 뇌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비교 연구를 위해 일반인들의 뇌 스캔 사진을 표본으로 포함시켰는데,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뇌를 발견하고 누구의 뇌인지 알아보니 자기 자신의 뇌였다. 큰 충격을 받고 가족력을 알아보니 부계 혈통에서 악명 높은 흉악범들을 발견했고 지인들도 이미 자신이 남달랐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러한 사실들을 바탕으로 괴물의 심연이라는 책을 썼다. 사이코패스란 정신 Psycho와 결핍 혹은 비정상 path가 합쳐진 말이다. 일반적으로 선천적인 반사회적 성격장애와 품행장애를 가진 ..

잡다한 이야기 2023.01.24

홈트레이닝 운동일지- 상체편

키가 크고 어깨도 넓고 덩치가 있는 편이라 상체운동, 특히 어깨운동을 자주 하지는 않았었다. 어깨에 근육이 붙으면 더 커질 거란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근육이란 게 그리 쉽게 생기는 것도 아닌 데다가 나이가 들수록 조금만 무리를 하면 어깨와 무릎이 자주 아파서 뼈가 약한 나로서는 아프지 않기 위해서는 근육을 키울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때부터 상체와 하체를 번갈아 운동하고 있다. 원래가 하체가 튼실한 체형인 데다가 체중이 많이 늘었기 때문에 내 몸을 지탱하기엔 나의 상체 근육이 너무나도 빈약하다. 거의 매일 운동을 한지도 2년 가까이 됐는데 아직도 온전한 풀업과 푸시업을 못한다. 풀업은 밴드의 도움을 받고 푸시업은 무릎을 대고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꼭 온전한 동작을 할 수 있기를 꿈꾸고 있다...

잡다한 이야기 2023.01.15

베개 없이 꿀잠 자기

흔히 잠이 보약이라고 한다. 푹 자고 난 다음날 날아갈 듯 개운해진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솔직히 그렇게 자본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몸이 약한 편이었던 나는 잠이 많았다. 학교 다닐 때 MT 가서 친구들은 밤을 새워 노는데 나는 늦게라도 꼭 잠을 잤다. 잠의 생리학적 기능은 무수히 많지만 모든 인간이 평생 동안 자기 인생의 평균 1/3에 이르는 26여 년의 시간을 잠으로 소모하기 때문에 잠은 그 사람의 건강은 물론 삶의 질과도 직결된다. 작은 아이를 임신했을 때 임신성 손목터널증후군이 왔었다. 누워있으면 손이 더 아파서 잠을 제대로 못 잤었다. 내가 잠을 제대로 못 자기 시작한 게 그때부터인 것 같다. 출산 후 이 증상은 거짓말처럼 사라졌지만 육아하는 엄마가 푹 자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뒤 캐..

잡다한 이야기 2023.01.11

티스토리 블로그 두달째 현황

매일매일 글을 쓰기로 하고 블로그를 시작한 지 딱 2달이 되었다. 매일 쓰기로 한 자신과의 약속은 꾸역꾸역 지켰다. 그동안 무슨 영문인지 다음 메인페이지에 한번 글이 올라갔던 모양이다. 그전까지 하루 방문자수가 2, 3명이었는데 그즈음에 하루 몇백 명이 들어오더니 이후 꾸준히 3, 40명 이상 수준이 되었다. 구글 애드센스는 한번 거절레터가 왔었지만 자세한 이유가 명시돼있지는 않았다. 이후에 올리는 글부터는 사진 크기를 줄이고 맞춤법 검사를 꼬박꼬박 하고 있다. 아직 방문자가 많지 않은 것이 주된 이유인 것 같아서 될 때까지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그 외 별다른 수정 없이 바로 다시 신청을 했는데 이틀 전 이제부터 광고가 게재된다는 레터가 왔다. 구글 애드센스 외 다른 광고들은 내가 한국 전화번호가 없는 외..

잡다한 이야기 2023.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