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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운동 일지

작년 8월 본격적인 운동을 결심하고 PT에 등록했다. 시간당 75불. 서울과 밴쿠버, 빠듯한 두 집 살림에 큰돈이었지만 산에 다니거나 동네 산책 하는 정도의 운동으로는 몸이 변화되지 않기에 큰맘 먹고 해 봤다. 사실 20대 후반 처음 헬스클럽에 등록을 하면서 웨이트트레이닝을 나름 20년 넘게 해오고 있었고(간헐적이긴 해도) 서너 달 PT를 받은 적도 있어서 운동 방법은 어느 정도 안다고 볼 수 있다. 남들 운동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라 운동 유튜버들의 동영상을 보면서 자세를 주의 깊게 공부하고 따라 하기도 많이 했었다. 특히 코로나로 바깥출입이 제한되면서 유튜브를 보며 요가와 홈트를 많이 했다. 내 몸이 유연한 편인 데다 예전에 요가도 꽤 오래 했던 터라 동영상 보면서 혼자 할만했었지만 확실히 ..

잡다한 이야기 2022.11.22

밴쿠버의 주택들

캐나다에 오기 전 한국에서는 대부분이 그렇듯 아파트에서 살았다. 아들은 어릴 때 집을 그리면 고층 아파트 사이 놀이터에서 노는 모습을 주로 그렸다. 높고 네모난 건물에 똑같은 창문이 주르륵 있는 모습이었다. 4살 때 캐나다로 이사 온 딸내미는 마치 우리 어릴 때와 비슷한 집의 모습을 그렸다. 산 밑에 냇물과 나무가 있고 세모지붕에 창문과 문이 달린 단독주택의 모습이다. 예전에 친구가 프랑스 아를에 놀러 갔다가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의 별이 그런 모습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았다고 그랬다. 그곳에서 보니 별이 그렇게 보였단다. LA에 갔을 때 게티센터 뮤지엄에서 봤던 글귀가 인상적이었다. 정확한 문구는 생각이 안 나는데 인간은 보이는 것을 보게 된다라는 글이었다. 아이들 어릴 때 이해하든 못하든 좋은 것..

밴쿠버 이야기 2022.11.21

끝나지 않는 숙제 다이어트 ㅠㅠ

캐나다에 온 이후 살이 많이 쪘다. 칠리왁에 있는 동안 10kg 정도가 쪘고 여기 포트무디로 이사 온 뒤 20kg가 더 쪘다. 나의 첫 다이어트는 2000년이었다. 1997년 많이 아팠다. 첫 증상은 결막염으로 시작했는데 동네 안과에서 처방해준 당시 결막염에 흔히 쓰던 안약을 며칠 사용하면 좋아졌다가 다시 재발하기를 몇 번 반복했다. 어느 날, 회사 행사가 있어 명동에 갔는데 행사 후 그 사람 많은 명동 한복판에서 갑자기 시야가 까매지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주저앉았다. 동네 안과는 안 되겠어서 안과병원에 갔더니 계속 정밀, 정밀 검사를 시켰다. 스물여섯의 나이에 녹내장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했는데 당시 의사의 설명이 부작용이 매우 심한 약이지만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실명할 수 있다고. 진짜로 부작용이..

잡다한 이야기 2022.11.20

밴쿠버 강아지 흔한 동네 뒷산 산책

11월의 중순도 거의 지나가고 있는데 평소와 다르게 날씨가 너무 좋다. 쨍하게 파란 하늘, 따땃한 햇살. 낮에 산책하기 딱 좋은 요즘이다. 대신 일교차가 커서 감기 걸리기에도 딱이다. 덕분에 요즘 학교에 선생님이고 학생이고 결석자가 역대급이라고 한다. 나는 어려서부터 몸이 약한 편이었다. 우리 세대는 아파도 학교 가서 아프라고 등 떠밀던 때인데 그 흔한 개근상을 한해도 타본 적이 없다. 요즘도 개근상이라는 게 있나? 사람이 살면서 감기 한번 안 걸릴 수 있을까. 정말 대단한 상이고 그 성실함과 꾸준함은 정말 존경받을만하다. 캐나다의 학교에는 개근상이라는 게 없다. 학교에 갔다가도 조금이라도 아프면 집으로 돌려보낸다. 단체를 위한 에티켓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기선 혹시라도 불성실해 보일까 하는 걱정 없..

누리 이야기 2022.11.19

코스코 장봐서 강아지 집밥 만들기

열흘에 한번 강아지 밥을 만드는데 왜 이리 빨리 돌아오는지. 딸내미는 감기 걸려 학교도 못 가고 나도 컨디션이 별로였는데 누리 밥은 만들어야지. 부랴부랴 고기를 사러 코스코에 갔다. 이번 밥에 들어가는 영양 보충제들. 왼쪽부터 비타민B, 망간, 구리, 아연, 철불, 식이섬유차전자피와 이눌린, 구연산칼슘, 칼슘보충용 간 달걀껍데기. 필요량 대로 캡슐을 벗기고 채소에 섞어 갈아서 이용한다. 보충하는 영양제 중 오일류와 유산균류는 식사 때마다 첨가해 준다. 오늘도 이렇게 완성. 냉동고에 차곡차곡 들어앉은 누리 식량을 보면 뿌듯하다.

누리 이야기 2022.11.18

아 테슬라

다들 아는 이야기를 한 번쯤은 내손으로 적어보고 싶어 이 글을 쓴다. 테슬라는 미국의 전기차 회사다. 이름은 미국의 물리학자 니콜라 테슬라에서 따왔다고 한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테슬라의 CEO(2021년 Techno King을 공식직함으로 정함.. 나는 그때 농담하는 줄 알았다) 일론머스크가 창업한 건 아니고 2004년부터 투자하기 시작해 몇 년 만에 최대주주가 됐고 2010년 주당 17$로 나스닥에 상장한다. 테슬라는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자동차 회사로 전기자동차 외 배터리시스템, 태양광 시스템, 전기 충전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완전자율주행 서비스 베타테스트 중에 있다. 2012년 모델 S, 2015년 모델 X, 2017년 모델 3, 2020년 모델 Y를 출시했고 앞으로 로드스터와 사이버트..

돈 이야기 2022.11.18

캐나다 의료 for 사람, 강아지

오늘 누리 라임백신을 맞으러 동물병원에 다녀왔다. 병원에만 가면 쫄아서 꼬리를 다리 사이로 바싹 내리고 눈치를 본다. 자주 가서 익숙한 곳인데도 주사를 맞고 붙잡고 약을 먹이고 촬영을 하고 엄마와 떨어져 철창에 갇혀있었던(입원) 기억들이 트라우마로 남은 것 같다. 라임은 보렐리아라는 균을 보유한 진드기에 물려서 발병하는 병인데 사람에게도 감염이 된다고 한다. 증상은 고열, 통증, 염증, 관절손상, 신장, 심장 등 장기와 신경계 손상까지 올 수 있다고 한다. 누리는 거의 매일 숲 속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산책을 하고 흥분할 땐 흙도 먹고 썩은 나무들도 줏어먹으니 무서워서 예방접종을 꼭 해주고 있다. 한편에선 항체가 한번 생기고 나면 매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몸속에 항체가 충분히 있는데도 항체검사 없이 해..

밴쿠버 이야기 2022.11.17

나를 꾸민다는 것

언젠가부터 거울도 보기 싫고 사진 찍기도 싫다. 내 머릿속의 나와 거울이나 사진 속의 나는 괴리감이 너무나 크다. 거울을 자세히 봐야 할 때는 짜증이 난다. 젊음이 사라지는 속도만큼 매일 조금씩 노화하고 변형돼가는 모습. 어제와 별로 다를 것 없는 오늘, 그 하루하루가 보태져 어린아이가 어른이 되고 노인이 된다는 게 신비롭고도 허무하고 가혹한 것 같다. 10대 후반에서 아이를 낳기 전 고작 10여 년, 말하자면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그때의 얼굴을 나는 나의 얼굴이라고 여기며 살고 있는 것 같다. 꿈을 꾸면 나는 항상 그때의 그 모습이다. 꾸미지 않고 산지가 오래됐다. 화장은 어쩌다 비비크림 정도가 전부고 운동복에 운동화가 일상적인 차림이다. 지금은 교회도 다니지 않으니 차려입고 나갈 일이 거의 없..

잡다한 이야기 2022.11.16

나의 티스토리 블로그에 거는 기대

1998년 www란 것을 처음 접하고 그 편리성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전화선을 빼서 연결하고 시커먼 화면에 도스 명령어를 입력해 들어가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등 pc통신을 이용했던 게 바로 얼마 전이었는데 전용선이 있고 화면전환은 마우스로 원하는 곳을 클릭만 하면 바로 되는 아주 획기적인 변화였다. 이때 한메일에 처음 이메일 계정을 만들었고 일러스트와 포토샵, 간단한 프로그래밍도 배웠는데 전혀 기억은 나지 않는다. 내가 처음 홈페이지를 만들어 가진 건 1999년 즈음이다. netian.com에서 무료개인 홈페이지 계정을 만들 수 있었다. 처음엔 포토샵과 html 언어들 배운 것을 실습해보느라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봤다가 재미를 붙여서 글도 많이 썼고, 웹페이지가 그렇게 많지 않았던 시절이라 그랬..

잡다한 이야기 2022.11.15

단풍국의 흔한 동네 단풍(feat. 교회에 대한 추억)

휴일엔 주로 동네 산책을 한다. 예전 누리가 없었을 땐 선데이 크리스천이지만 교회에 나갔었다. 차로 5분 걸리는 곳을 날씨 좋은 날엔 일부러 30분 걸어가곤 했다. 꽤 큰 규모의 캐나다 교회고 한인 장로님 부부 두 분이 열심히 활동을 하셔서 10~20여 명의 한인들 모임도 활발했었다. 매주 모여 성경공부도 하고 특별한 날엔 Potluck으로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기도 했다. 이 동네로 처음 이사 오고 이 모임 덕에 지인도 생기고 많은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다. 코로나로 교회까지 봉쇄가 되고 예배도 온라인으로 바뀌었다. 현장에서 듣는 것도 영어설교를 다 알아듣지 못했는데 온라인으로 하자니 더 집중력은 떨어지고 결국 일요일 예배마저 참석하지 않게 되었다. 얼마 후 교회가 개방됐지만 처음엔 예약제로 참석..

잡다한 이야기 2022.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