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세일해서 산 그라운드비프가 지방 함량이 17%나 된다. 누리는 하루종일 배고파하는 애라서 지방 함량을 줄여서 양을 최대한 많이 주려고 노력 중이다.
일단 고기를 끓여서 다 건지고 국물을 찬물에 담가 식히고 냉장고에 한 시간 두었다가 하얗게 굳은 지방을 싹 건져냈다. 버터처럼 두꺼운 지방을 싹 건져낼 때 만족감이 든다. 이 과정으로 지방이 10% 이상 제거됐을 듯.
간 고기라 믹서에 갈지 않았더니 국물을 식히는 동안 고기가 굳어서 텍스처가 평소처럼 곱게 나오지 않았다. 워낙 음식을 안 씹고 흡입을 해서 덩어리가 좀 있으면 먹다가 켁켁댈 때도 있다.
고기는 괜찮지만 채소는 소화 안 된 채로 응가에 그대로 나오기도 해서 웬만하면 완전히 갈아서 만드는 편이다.
다른 강아지들도 잘 씹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유가 뭘까? 음식을 뺏길까 봐 일단 삼켜서 확보해 놓는 걸까? 누리는 하루종일 음식을 추구하는데 맛있게 먹는 걸 좋아한다기보다 배를 채우는 걸 좋아하는 듯하다.
그렇다고 아무거나 다 삼키지는 않는다. 산책하면서는 진흙이나 썩은 나뭇가지들은 주워 먹으면서 집에서 정성껏 깎아준 오이나 사과는 얄밉게 도로 쏙 뱉어낼 때가 많다. 딸기도 엄청 달고 맛있는 건 넙죽 받아먹지만 아무 맛도 안나는 전형적인 캐나다 딸기를 주면 외면하고 가버린다. 오랜만에 먹는 음식이나 처음 먹는 음식도 바로 삼키지 않고 일단 받아서 자기 방석에 가서 뱉어놓고 이리저리 날뛰면서 관찰하다가 마음에 들면 먹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둔다. 이렇게 신중한 걸 보면 야생에서 주워 먹는 것도 제 몸에 나쁜 걸 먹지는 않겠다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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