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 이야기

강아지와 꽃

예쁜누리 2023. 2. 16. 15:57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동은의 학폭피해를 방조했던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은 함정에 빠진 아들에 의해 백합꽃에 둘러싸인 채 죽음을 맞이한다.
어제 애들 아빠가 사 온 꽃이 백합이다. 코 끝을 찌르는 향이 참 강하다. 이 인간이 나를 질식시키려고 매번 백합을 사 오는 걸까?
이 생각에 이르니 후각이 인간의 40배에 이른다는 누리가 걱정이 됐다.
그래서 검색을 해보니 다행히 강한 향 만으로는 아무런 위해를 끼치지 못하지만 꽃이나 줄기나 잎, 꽃가루를 먹었을 때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한다.
강아지의 백합 중독 증상은 황달, 눈에 흰자가 노랗게 변하거나, 잇몸의 색이 투명하거나 노랗게 변한다. 또 빈혈, 구토, 호흡 곤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니 조심해야 한다.

인터넷 검색하다가 본 강아지 꽃. 넘 귀엽다


백합은 꽃말이 순결, 변치 않는 사랑이다. 꽃 모양은 우아하고 고결해 보인다. 백합에 얽힌 괴담도 있는데 이는 우아한 자태와 달리 강렬한 향을 내뿜기 때문인 듯하다.
밀폐된 공간에 백합과 함께 있으면 그 향기로 질식할 수 있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더 글로리]의 그 장면도 그 풍문에서 연상된 장면이 아닐까. 하지만 이는 단지 백합의 향기가 매우 진한 것에 대한 과장일 뿐이며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향기와 관련 없이 밀폐된 공간이 질식을 일으킬 수는 있다.
오히려 적당량의 백합이 근처에 있으면 숙면에 좋다고 하지만 향기가 진해서 백합이 있는 곳에 오래 있으면 머리가 어지러울 수는 있고, 너무 과한 양의 백합이 근처에 있으면 반대로 불면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한다.


아빠랑 밤 산책 중

아무튼 강아지한테 백합이 위험하다니 이제 사 오지 말라고 해야겠다. 검색하다 보니 강아지가 조심해야 할 식물들이 참 많다. 매일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아무거나 입에 넣고 보는 누리가 참 염려스럽다. 알수록 어렵고 위험한 것투성이다.
벚꽃, 수국, 카네이션, 철쭉, 진달래, 수선화, 히아신스, 국화, 튤립 등 주변에서 너무 쉽게 만날 수 있는 익숙한 꽃들이 강아지한테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니 꽃과는 이제 거리를 두고 살아야 하나 보다.
이외에도 행운목, 아이비, 알로에, 산세베리아, 포인세티아, 금전수 등 집에서 흔히 키우는 식물들도 강아지에게는 아주 위험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