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 이야기

너무나 재밌는 강아지 먹이기 - 강아지껌 스지스틱 만들기

예쁜누리 2023. 2. 3. 14:00

요즘 가장 재밌는 건 누리 먹이는 일이다. 우리 가족 모두 그런 것 같다. 서로 자기가 간식 먹이고 싶어서 안달이 난다. 먹이고 싶은 마음을 참는 게 매일매일의 숙제다.
조금만 많이 먹었다 싶으면 바로 변이 물러지거나 속이 안 좋아지니 마음껏 먹일 수 없어서 너무나 안타깝다.

우리 누리는 속이 불편하지 않은 날은 거의 하루종일 배고파하는 것 같다. 우리끼리 누리 뇌구조를 예상해 보건대 50%는 음식, 30%는 나, 10%가 산책, 나머지 10%가 나머지 모든 것이라고. 그만큼 하루종일 노골적이고 맹목적으로 음식을 추구한다. 음식을 먹는 우리의 입을 너무나 가까운 데서 빤히 쳐다보는 건 기본, 딸 입으로 들어가는 숟가락에 얼굴을 들이밀기도 한다. 누구든 음식을 먹고 있으면 바로 옆에 너무나 예쁘게 앉아 고개를 갸우뚱갸우뚱하며 먹는 입을 쳐다본다. 그 순진무구하고 절실한 눈빛을 보면서 음식을 주지 않는 건 너무나 힘든 일이다.

누리 말고 다른 강아지에게 먹이는 것도 재밌다. 산책하면서 만난 강아지나 이웃집 아이들에게도 간혹 간식을 나눠주는데 눈을 반짝이며 후다닥 먹는 게 너무나 귀엽다. 누리를 키워보니 아무리 사납게 생긴 큰 개라도 무섭지 않아 졌다. 그저 뭐라도 한입 얻어먹고 싶어 주인에게 잘 보이려 하는 강아지일 뿐이란 걸 알게 됐으니.

누리는 이 관리를 매일 저녁 한번 칫솔질해 주고 저녁밥에 치석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plaqueoff를 추가해주고 있다. 언젠가부터 치석이 조금씩 생기고 있는데 병원에서는 염증이 없으니 아직은 괜찮다고는 하지만 칫솔로 닦이지 않아서 신경이 많이 쓰인다.
딱딱한 불리 스틱이나 뼈간식이 씹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고 치석제거에도 좋다는데 뼈간식은 아직 줘보지 않았고 불리스틱은 가끔 사다 주는데 우연인지 스틱을 주고 나서 속이 안 좋아진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직접 만들어봤다. 친구가 Meatbox라는 곳에서 고기를 시켜봤는데 100불 이상 무료배달에 고기가 신선하다고 해서 나도 몇 가지 시키면서 스지를 팔길래 4 lbs 주문해 봤다.
아!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꼼꼼히 읽어봤어야 했는데 너무 겁 없이 덤볐다. 4 lbs 스지 다듬고 나서 손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힘이 들더니 파스를 양 손목에 붙이고 자는데도 밤새 끙끙 앓았다. 다시는 못 할 일. 아무튼 3시간 손질, 10시간 건조 후 꽤 많은 스지스틱이 만들어졌다. 기름을 제거한다고 했어도 꽤 기름져서 키친타월로 하나하나 닦아냈다.

65도 10시간 건조
말리고나니 완전 쪼그라들었다
씹는 소리 ASMR
쇠심줄같이 질기다고 하는걸 보면 질기긴 질긴가 보다. 꽤 오랫동안 씹었다


힘들어도 누리 입에 뭔가 넣어줄 수 있다는 게 참 뿌듯하고 행복하다. 달라는 대로 실컷 줄 수 있다면 더 좋을 텐데.
시중에 파는 것처럼 완전 딱딱해서 먹기에 쉽지 않다. 씹는 욕구는 충분히 해소될 듯. 씹는 소리가 경쾌하니 이빨도 깨끗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