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동안 큰 아이가 아팠다. 작은 아이는 아직 크리스마스가 설렐 나이인데 신경 못써준 게 미안해서 어제 부랴부랴 아바타를 예매했다.
13년 만에 속편이 나왔다고 광고를 대대적으로 하던걸 얼핏 본 적이 있었다.
그게 벌써 13년인가? 1편을 너무 재밌고 인상 깊게 봤었다. 극장에서도 보고 나중에 두어 번 더 봤다. 제임스 카메론은 정말 어마어마한 천재 같다.
오리지널 설정이 파격적이어서 속편은 그다지 충격적으로 새롭진 않았지만 엄청난 영상미만으로도 정말 대형극장 3D로 볼만한 가치가 충분했다.
러닝타임이 192분. 나중엔 다리가 아플 정도로 길었다. 아름다운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될만했지만 좀 더 짧았으면 극적으로 더 타이트하고 재밌었을 것 같다.
이미 3편의 제작이 끝나고 2편의 성공 여부에 따라 4편, 5편까지 계획돼 있다니 기대가 많이 된다.
일단 지구의 인간이 판도라 행성을 침범하는 기본적인 틀은 같지만 좀 더 확장된 세계관을 볼 수 있다.
배경은 밀림에서 바다로 옮겨갔다. 전편에서 천공의 섬 같던 수풀이 너무나 아름다웠었는데 이번엔 에메랄드빛 바다와 마치 스노클링을 하고 난 듯 바닷속을 생명력 있고 신비롭게 그려냈다. 또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사랑 이야기에서 그들 사랑이 만들어낸 가족의 이야기로 확장되었고, 제이크 가족이 밀림을 떠나 바다로 옮겨가면서 비슷한 듯 조금씩 다른 해양부족도 등장한다.
이야기의 전개가 다소 답답하거나 허술한 부분도 있었고 영어를 다 알아듣지 못해 놓치는 부분도 있었지만 몇 번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하면서 봤다.
인상적인 등장인물 중에 인간이면서 나비족 아이들과 형제처럼 자란 스파이더에게 감정이입이 많이 돼 가슴이 아팠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악한 존재인 걸까? 잔인하고 악랄하게 자연을 훼손하는 인류. 비유적이지만 자연의 입장에서 나비족을 공격하는 인간들과 현실의 인간은 다를 바가 없다. 이 지구에서 인류는 얼마나 더 살아남을 수 있을까. 또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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