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 이야기

밴쿠버 강아지의 흔한 겨울밤산책

예쁜누리 2022. 11. 27. 14:26

누리가 아픈 아이라 불쌍한 마음에 오냐오냐 키워서인지 카탈스러운 편이다. 특히 비가 오면 산책을 안 하려 해서 겨울이 되면 골칫거리다. 산책을 안 하면 편해서 좋을 때도 있지만 확실히 컨디션이 덜 좋아진다. 배변을 못해서 속이 불편할 것 같기도 하다. 이 모든 게 그냥 나만의 기우일지도 모르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계속 바빠서 아들한테 누리 산책을 부탁하고 나갔었는데 다녀와보니 산책을 못했단다. 비옷 입고 문 앞까지는 갔으나 더 이상은 꿈쩍도 안 하더란다. 요즘 낮이 짧아져 4시 반만 돼도 캄캄한데 비 오고 캄캄하면 더더욱 꼼짝도 안 한다. 할 수 없이 아들과 둘이서 데리고 나왔더니 그제야 한 발짝씩 떼더니 겨우 배변하고 잠깐 걷는다. 누리덕에 겨울밤산책은 꼭 2인 1조로 다녀야 하니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할 기회가 생긴다. 이걸 좋다고 해야 할지.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라이팅이 화려하다. 할로윈이 지나자마자 사실상 크리스마스 시즌에 들어가서 이맘때쯤이면 집집마다 장식하느라 한창 바쁜 시기다.
나는 그 불빛들이 좋다. 놀이공원 같기도 하고 몽환적인 꽃밭에 들어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빗물에 번지듯 반짝이는 불빛들이 각자 이야깃거리 있어 보이기도 하고 낭만적이기도 하고. 겨울밤산책은 크리스마스 장식 보는 재미가 있다.

걷기싫어 억지로 걷는 누리
산타와 루돌프
Lafarge Lake in Coquitlam
끝판왕. 일반가정집 Port Coquitlam
이집은 시에서 전기료를 보조해준다고 한다 Port Coquitlam
Lafarge Lake
옆집도 행사때마다 꾸미기에 진심이다

아쉽게도 나는 꾸미는 데는 취미가 없다. 아이들이 어렸을 땐 아이들 기분 내라고 트리도 만들고 파티오에 전구들도 달았었는데 이젠 그냥 보는 걸로 충분한 듯.
강아지들은 이런 시각적인 화려함엔 관심이 없는 걸까? 누리야 제발 산책 좀 잘하자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