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번전레이크에서 수영도 하고 신나게 놀고 나서 완전 꼬질꼬질해진 누리를 그냥 씻기기만 할까 하다가 최근 털이 너무 많이 엉겨서 급 셀프미용에 도전해 봤다.(하지 말걸ㅠㅠ)
누리의 매력은 북실북실한 털이다. 목줄을 해도 긴털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손으로 안으면 손이 사라진다.
처음 누리를 데려올 때 브리더가 강아지 미용 가이드 그림을 주면서 제발 푸들같이 미용하지 말라고.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 취향은 아니다. 눈이 안 보여 답답할 것 같아서 눈은 확실히 보이는 게 좋다. 게다가 누리는 젖은 음식을 먹으니 밥 먹을 때마다 귀털이 밥그릇에 닿고 입 주변 털이 젖어 특히 귀와 턱 쪽은 짧게 자르는 편이다.
아이들도 북실북실한 털을 좋아해 웬만하면 짧게 자르고 싶지 않지만 털이 워낙 가늘고 보드라운 솜털이라 정말 잘 꼬이고 뭉친다.
빗질은 거의 매일 하려고 노력 중인데 꼬인 털을 푸는 건 정말 내게도 누리에게도 고역이다. 또 누리는 매일 숲길을 산책하기 때문에 Curly 하고 길고 꼬인 털에 나뭇가지나 먼지들이 들러붙어 제대로 씻겨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미용실에 가는데 거의 갈 때마다 Shave에 가깝게 자르게 된다.




문제는 누리가 오줌을 지릴 정도로 너무너무 그루밍샵을 싫어한다는 것. 그래서 처음에는 그루밍샵에서 하라는 대로 두 달에 한 번씩 다니다가 점점 내가 눈 근처, 입 근처, 발바닥, 생식기 근처 등 위생미용을 중간중간 해주면서 서너 달까지 기간을 늘릴 수 있었다. 내가 한다고 싫어하지 않는 건 아니라 요리조리 피하고 도망 다니는 통에 가뜩이나 요령도 실력도 없다 보니 엉망진창이 되곤 한다.
그래도 반복하다 보니 좀 나아져서 풀그루밍을 언젠가 해보리라 생각만 하고 엄두를 못 내고 있었는데...
드디어 사고를 치고야 말았다.



미안하다 누리야. 4달에 한번 그냥 미용실 가자. 엄마가 노력해서 5달로 늘려볼게. 어차피 스트레스받는 거 예쁘기라도 해야지. 2주 후로 바로 예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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