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리는 밤 10시부터 아침 7:30-8시 무렵까지 크레이트에서 잠을 잔다. 크레이트에서 잠을 자는 것의 장점은 누리도 나머지 식구들도 자는 시간만큼은 서로에게 방해를 받지 않고 충분히 잘 수 있다는 것. 단점은 애들이 누리랑 같이 자고 싶어 하는데 그럴 수 없다는 것, 그리고 거실에 크레이트가 있기 때문에 10시 이후 거실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덕분에 우리 집 귀가 시간은 무조건 10시 이전이고 10시 이후 물이 마시고 싶거나 약이 필요할 때도 웬만하면 다들 참는 편이다.
처음엔 누리를 크레이트에 넣는 게 마음이 많이 불편했었는데 누리 입장에서는 평생 거기서 잠을 잤기 때문에 언젠가부터는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안식처로 여기는 것 같다. 우리가 언성을 높이고 싸우거나 천둥이 치거나 큰소리가 날 때, 우리가 밥을 먹고 있을 때 스스로 들어가 쉬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간혹 새벽에 깨서 침대에서 같이 자는 날도 있는데 내가 뒤척일 때마다 누리도 깬다. 저도 내가 뒤척이는 게 성가신지 뛰어내릴 때 충격 방지용으로 침대 밑에 놓은 강아지 침대로 내려가 자거나 자기 집으로 도로 들어가기도 한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같이 있고 싶긴해도 잠자리가 분리되는 것이 서로 편하다는 것을 나도 누리도 알게된 것 같다.
밤에 자기 전에 긴 육포를 하나씩 주는데 그거 받아먹고 싶어서 얼른 들어가고 싶어 한다.
낮잠은 주로 내 옆에서 자거나 거실의 소파, 방석에서 자는 걸 보면 밤에 자는 잠만 거기서 자는 거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총 10시간 정도 되는데 CCTV로 관찰해 보면 이 시간 동안 통으로 자는 것 같지는 않고 자다 깨다를 비몽사몽 하며 반복하는 듯하다. 낮잠도 관찰해 보면 작은 소리에도 눈을 뜨지만 일어나지는 않고 곧 다시 잠에 든다.
건강한 성견의 경우 하루 12-14시간을 잔다고 한다. 산책, 식사, 노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심심하게 누워있다가 자다 깨다 하는 것 같다.
강아지도 사람처럼 렘수면과 비렘수면을 반복한다. 렘수면은 뇌가 활동을 하는 얕은 잠, 비렘수면은 뇌가 휴식하는 깊은 잠이다. 사람은 렘수면 비율이 25%인데 강아지는 75-80%에 이른다고 한다.
개의 조상 늑대로부터 물려받은 수면습관인데 야생에서 자면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얕은 잠을 주로 자게 된 것이다. 신체기능의 회복을 위해서는 깊은 잠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비렘수면의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잠을 많이 자는 것이다.
나이에 따라 수면시간에 차이가 있는데 어린 강아지들은 중추신경계, 면역체계, 근육 등을 발달시키기 위해 하루에 20시간까지도 잠을 잔다.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신진대사가 느려지는 노령견은 18시간 정도 잔다.
활동성이 강한 강아지는 상대적으로 잠을 많이 자고,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주인이 없이 혼자 지내는 강아지는 딱히 할 일이 없고 심심해서 대부분의 시간을 잠으로 보내게 된다.
누리는 두 살 반이라 아직 어리지만 몸이 약한 편이라 잠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 같다. 일단 8시에 저녁을 먹고 나면 곧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아침에도 휴일에 아이들이 늦잠 자는 날엔 8시에 아침 먹고 올라가 옆에 누워 같이 잔다.
컨디션이 별로 안 좋을 때 푹 자고 나서 개운해진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수면의 질은 개나 사람이나 건강과 직결되는 것 같다. 누리 크레이트에는 암막커버를 씌우고 메모리폼 매트도 깔아줬다. 하루 중 정말 많은 시간을 잠으로 보내는 만큼 누리가 최대한 쾌적하고 안정적으로 수면을 취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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