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는 코로나로 인한 봉쇄가 한창이던 2020년 5월 14일 목요일에 태어났다. 당시 거의 1년째 순서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는 다섯 남매 중 두 번째로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나의 원픽이 누리였기에 누리를 선택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누리를 만난 건 7월 18일, 누리가 9주 되었을 때다.
이제 겨우 세상에 나온 지 9주밖에 안된 아기가 딱딱한 사료를 오도독오도독 씹어먹고, 배변패드에 배변을 하며, 잘 걸어 다니고 잘 뛰어다니고. 강아지를 키우면서 다시 한번 느끼는 게 사람은 참 더디 자란다는 것.
아들이 너무 이른 10개월쯤부터 걷기 시작해서 11개월에 돌 사진을 찍으러 가서는 하도 뽈뽈대고 돌아다니는 통에 사진기사가 참 힘들어하셨다. 돌잔치 때는 스스로 돌 떡을 돌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립보행을 하기까지 10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스무 살인 지금까지도 부모로부터의 독립은커녕 14살 딸보다 손이 많이 가는 어린아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누리는 9주째에 부모와 형제로부터 떨어져 나에게 왔고 우리 집에 와서도 일주일 만에 혼자 크레이트에서 잠을 잤다.
사실 인간이나 동물이나 확실하게 알고 있는 미래는 오직 죽음뿐이다. 우리는 결말을 알고 하루하루 죽음으로 다가가며 살고 있다. 누리에 대한 사랑이 깊어질수록 누리의 시간이 우리와 다르다는 게 가슴 아프다. 일평생이라고 해봤자 15년. 어쩌면 평생 아기다. 인간과 성장과 노화의 시계가 다를 뿐 15년 동안 자라면 얼마나 자라겠는가.
그럼 강아지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아보자.
- 신생아기 출생-2주
- 과도기 2주-4주
- 사회화기 1-3개월
- 유년기 3-6개월
- 사춘기 6개월-1년
- 성견 2년-6년
- 노령기 7년 이후
신생아기
-영양 생장 단계
-생활의 대부분이 잠과 약간의 반사 활동으로 이루어진다.
-약간의 촉각과 체온 감각, 후각, 미각이 있지만 시각, 정각은 발달하기 전이다. 생후 10~14일 무렵 눈을 뜨기 시작한다
-산실이나 어미의 품에서 지내면서 규칙적으로 인간에게 다정한 보살핌을 받을 경우 성장한 후 스트레스와 인간 접촉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미젖으로 영양분을 얻는다
-아직 스스로 배설을 하지 못해서 어미가 도와준다.
-체온을 스스로 유지하는 능력이 없어서 어미나 형제 견과의 접촉으로 체온을 유지한다.

과도기
-2주 차에 외이도가 열리고 3주 차부터 청각이 발달하며 촉각이나 체온 감각, 후각, 미각과 같은 감각기관이 급속도로 발달한다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고 혼자 배설을 시작한다
-자립심을 얻기 시작하는 시기
-운동능력이 향상되어 형제자매들과 싸움 놀이를 시작하며, 사회적 상호작용이 시작되면서 으르렁거리거나 꼬리를 흔드는 행동을 시작한다.
-강아지에게 다양한 인간 상호 작용, 장난감, 소음 및 기타 자극을 제공함으로써 정신적 육체적 발달을 촉진시킬 수 있다
-영양은 대부분이 모유로 섭취되지만 이 단계에서 강아지는 모견의 음식에 더 큰 흥미를 갖게 되고 그릇에 담긴 물을 핥아먹기 시작한다.

사회화기
-감각기능, 운동기능이 매우 발달하는 시기
-부모, 형제, 주인, 물건, 환경 등과 애착 관계가 형성된다
-호기심이 왕성한 사회화 초기(대략 6주 이전)에 새로운 대상이나 환경에도 경계심, 공포심을 갖지 않다가 6-8주를 지나며 서서히 낯선 대상에 경계심을 갖게 되고 12주가 지나면서 새로운 사람과 환경에 공포심과 경계심이 점점 강화된다. 사회화 초기에 다양한 사람과 환경, 상황에 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실은 예방접종 때문에 이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성격이 형성되는 시기이므로 예절교육, 배변훈련 등 꾸준한 생활 교육이 필요하다.

유년기
-급격한 성장기
-상호관계를 통해 규칙을 배우는 시기
-집중력이 짧아 쉽게 흥분하고 공격성도 생긴다
-영역 의식이 발달해 가족과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는 의식이 발달

사춘기
-사람의 사춘기와 비슷해서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실수와 말썽도 부린다
-사회화교육과 성격 형성이 완성되는 시기로 규칙적인 놀이와 산책, 훈련으로 긍정적인 경험을 많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성견
-2년 정도가 지나면 몸과 마음이 완벽한 성년기에 들어선다
-사회적으로 성숙해지고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이 강해지고 고집을 부리기도 한다
-그동안의 부족했던 부분이 문제 행동으로 나타나므로 꾸준한 훈련이 필요하다
-중성화 이후 비만해질 수 있으므로 규칙적인 식습관과 산책, 놀이가 지속돼야 한다

노령기
-면역력 저하와 노화로 인해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인지력과 학습능력의 저하, 시각과 청각의 저하, 섭취량의 저하, 운동 부족, 반응을 잘하지 않는다거나, 사회적인 행동이 감소되기도 한다
미운 일곱 살이라고 인간의 일곱 살은 장난도 많이 치고 한창 세상을 확장시키고 모험을 펼쳐가는 나이인데 강아지는 벌써 노견이 돼버린다.
강아지의 수명은 견종에 따라 7세-9세처럼 아주 짧기도 하고 길게는 20년을 살기도 하지만 보통 12-15세 정도라고 한다. 소형견이 좀 길고 대형견일수록 좀 짧다. 인간의 수명이 80세 정도라고 봤을 때 개의 시간은 인간에 비해 다섯 배 이상 빨리 흘러간다고 볼 수 있다.
다섯 배 더 놀아주고 다섯 배 더 산책하고 다섯 배 더 사랑해 주도록 노력해 보자. 하루하루 충실히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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