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밤 10시에 갑자기 '내일 아침에 친구랑 스키장 간다'는 따님. 내가 데려가고 친구 엄마가 픽업하기로 하고 밤늦게 온라인으로 티켓을 구매했다. 코비드 이후 많은 게 온라인으로 가능해져 편리해진 면이 있다. 몇 년 동안 키가 많이 자라지 않아서 여전히 사용 가능한 초등학생 때부터 사용했던 스노보드와 부츠, 헬맷과 보드복, 장갑을 준비해 놓고 잤다.
아침에 깨우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일어나 아침밥도 먹고 준비를 한다. 역시 친구랑 놀러 나가는 건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잘한다.
아이들 어릴 땐 스키캠프에 열심히 데리고 다녔는데 한동안은 학교에서 1년에 서너 번 가는 스키데이트립만 보냈기 때문에 정말 오랜만에 그라우스 마운틴에 갔다.
가는 길에 아찔한 순간도 있었는데 차선이 넓어지는 내리막에서 가속도가 붙나 보다 생각하고 있는 순간에 길 안쪽에 세워져 있던 경찰차에서 갑자기 경찰이 옆쪽으로 손을 크게 흔들면서 뛰쳐나오는 거다. 순간 놀라서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계기판을 보니 80km 제한 도로였는데 100km를 넘어가고 있었다. 티켓 끊겼다 싶어 짜증 나는 것도 잠시, 그 경찰을 칠까 봐 엄청나게 무서웠는데 내 차 앞을 지나 내 뒤에서 오른쪽으로 추월하고 있는 차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그 차를 세우는 거다. 아 나는 아니구나 다행이라고 안도했지만 사람을 칠까 봐 심장이 쪼그라들었었다. 보통은 사이렌을 켜며 쫓아가는데 왜 그렇게 위험한 방식으로 그 차를 잡았을까 정말 아침부터 기겁했다.
스키장은 날씨가 푸근하고 비 소식도 있어서 일요일인데도 사람이 많지 않았다. 애들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스카이라이드를 타고 올라갔다. 애들이 스키를 탈 때면 엄마들은 심심하게 샬레에서 죽치고 있어야 했는데 스카이라이드 티켓 안 사도 되고 라이드만 해주면 알아서 노니 정말 애들 다 컸다. 정말 편해졌다.



Grouse Mountain

North Vancouver에 위치한 높이 1250m의 산. 도심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하고 시내버스도 다녀서 밴쿠버에서 접근성이 가장 좋은 스키장으로 인기가 많다.
스카이라이드를 타고 Valley Station에서 정상까지 가는 8분 동안 밴쿠버의 장엄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태평양 바다와 해안선, 그림 같은 섬들, 밴쿠버 도시의 풍경들. 서해답게 해지는 풍경과 야경이 압도적이라 밤늦게까지 사람들이 많다. 올라가는 도중에 비가 눈으로 바뀌는 신기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산 정상에 많은 액티비티를 제공하는 시설들이 갖춰져 있어 4계절 내내 즐거운 곳이다.
- 스카이라이드
- 스키/스노보드 6개의 리프트와 다양한 코스가 있다
- Snowshoeing/하이킹
- Grouse Grind 정상까지 올라가는 트레일로 경사가 급해서 올라갈 수만 있어서 내려올 때는 편도 스카이라이드를 타야 한다.
- Mountaintop Skating Pond 스케이트장
- Sliding zone 눈썰매장
- Light Walk 반짝이는 불빛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숲 속 걷기
- Sleigh Ride 스키장 일부와 눈 덮인 숲길을 관람할 수 있는 썰매차
- Theater in the Sky 극장
- Chalet 식당과 게스트서비스, 화장실, 극장, 용품샾, 휴게 공간이 있는 정상에 있는 건물
- Dining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식당들도 스카이라이드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만큼 인기가 많다. The Observatory는 가격이 좀 비싼 편인데 예약하면 스카이라이드가 공짜다.
- Wildlife Refuge 멸종 위기에 있는 동물들의 야생 안식처. 2마리의 그리즐리 베어가 서식하고 있고 여러 교육프로그램들이 제공된다
- Mountain Zipline 2시간 가이드 투어. 최대 70km/h의 속도에 도달하는 5개의 짚라인. 이중라인이라 친구나 가족과 나란히 비행할 수 있다.
- Peak Chairlift 해발 4,100피트의 고도까지 치솟는 경치 좋은 Peak Chairlift를 타고 14분 만에 그라우스 산 정상까지 이동하실 수 있다.
- MOUNTAIN ROPES ADVENTURE 다양한 난이도의 공중 줄타기. 밸런스, 점프, 올라가기, 그네 타기 등
- Eye of the Wind 거대한 회전 블레이드에서 3미터 떨어진 타워 꼭대기의 투명 유리 viewPOD에 서서 밴쿠버의 360도 전망을 볼 수 있는 세계 유일의 풍력 터빈.
이외에도 찾아보면 많은 액티비티가 있다.
오랜만에 친구와 브런치 약속이 있었다. 아이들 내려주고 오니 시간이 딱 맞았다. 아침 11시에 라인업이 꽤 있었다. 맛집인가 기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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